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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나던 첫사랑의 순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 평점 및 해석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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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나던 첫사랑의 순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8)> 평점 및 해석

단츄르 2020. 5. 26. 18:00

 

안녕하세요. 단츄르의 영화. 라이프. 밸런스입니다.

 

오늘은 다가올 여름 하면 떠오르는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라는 작품을 리뷰해볼까 합니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헷갈리는 17살 청년이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영화죠.

 

영화 속의 티모시 샬라메는 미소년 그 자체였고 아미 해머는 이미 성숙한 남성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그럼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평점 ★

이탈리아의 풍경과 생애 가장 빛나던 시절의 아름다움

자신의 사랑과 정체성을 찾아가는 소년의 이야기

지나가는 계절과도 같은 사랑과 이별


 

 

 

 

※ 스포일러 주의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1. 엘리오와 올리버의 만남

 

 

 

1983년 여름, 이탈리아 남쪽의 별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던 엘리오는 아버지의 보조연구원으로 별장에 찾아온 올리버를 만나게 됩니다. 올리버를 위해 자신의 방을 내어주고 대신 옆방을 쓰게 된 엘리오는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을 사이에 두고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곳에 처음 온 올리버를 위해 다음날 동네를 함께 나가 소개해주고 그와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하는데 엘리오는 그런 올리버를 관찰하고 이상한 반감, 부정하는 마음 같은 것들을 느끼게 됩니다.

 

 

올리버는 엘리오와는 다릅니다. 활기 넘치고 사람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다가갑니다. 그에 비해 엘리오는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은 청년입니다. 자신과 다른 올리버를 보며 엘리오는 호기심을 느끼는 동시에 자신이 느끼는 그를 향한 관심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는 그런 감정들을 부정하고 내가 그를 좋아하지 않아서 느끼는 것이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엘리오는 그런 감정을 올리버가 없는 가족들과의 식사자리에서 처음 표출을 하게 됩니다. 올리버의 말투가 거만하다는 것이 엘리오의 생각이었지만 가족들은 거기에 공감해주지 않습니다.

 

 

친구들과 올리버를 데리고 외출을 하는데 그곳에서 올리버는 마팔다와 함께 춤을 춥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친구들은 엘리오에게 둘이 잘되는 것 같다고 말을 합니다. 그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보던 엘리오는 마르치아를 데리고 밤에 수영을 하며 감정을 교류하고 다음날 올리버가 있는 앞에서 부모님께 거의 관계를 가질 뻔했다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마르치아와 처음 관계를 갖게 되고 청소년기의 순수한 첫사랑을 하는 듯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리오의 마음 안에는 여전히 올리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엘리오와 올리버

 

 

엘리오는 자신과 다른 올리버에게서 자신과 공통적인 모습들을 발견해갑니다. 올리버는 겉모습은 그저 미국인으로 보이지만 유태인이고 엘리오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올리버는 유태인의 의미하는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고 그것을 본 엘리오도 이를 알게 된 것입니다. 또한 알레르기가 있어 바다에 수영을 하러가지 않은 엘리오에게 올리버는 자신도 알러지가 있다고 말을 합니다. 그런 모습에서 엘리오는 점차 공통점을 느끼게 되지만 애써 부정하려 하며 올리버를 마팔다와 이어 주기 위해 말을 합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와 작게 다툼을 하지만 이후 화해를 하고 서로의 마음을 고백함으로써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게 되는데 이는 자유롭고 그 자체로 인정해주는 집안 분위기와 부모님의 노력 덕분에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엘리오는 올리버에게 자신만의 비밀장소까지 보여주고 그곳에서 둘은 첫 키스를 나누지만 올리버는 조심스러운 마음에 거기까지만 허락합니다.

 

 

어느 날 아버지의 친구인 무니르가 저녁에 초대되어 오는데 그는 자신의 동성 연인도 함께 데려옵니다. 엘리오는 그들의 모습에서 작은 반감을 느끼게 되고 그걸 아버지도 눈치챕니다. 하지만 그들이 다녀간 밤에 엘리오는 올리버를 향한 마음을 더욱 확신하게 되며 둘은 처음으로 관계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올리버는 엘리오에게 네 이름으로 자신을 불러달라고 말을 합니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으로 상대를 부르며 교감하고 올리버가 처음 왔던 날 입은 셔츠를 엘리오에게 선물해줍니다. 엘리오는 그 셔츠를 자주 입고 다니며 그에 대한 마음을 드러냅니다.

 

 

엘리오는 그와 마음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혹여나 그가 자신을 싫어할까, 피해를 입힐까 싶은 마음에 그에게서 자꾸 마음을 확인하려 하고 올리버는 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해줌으로써 서로 더없이 소중한 존재가 됩니다. 그리고 엘리오의 부모님은 그들의 관계를 눈치채지만 눈감아주며 오히려 서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3. 그들이 함께한 빛나던 순간 그리고 그 이후

 

 

올리버가 다른 지역으로 가서 작업을 하다 이곳을 바로 떠나게 되자 엘리오의 부모님은 엘리오를 올리버와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보내줍니다. 그곳에서 둘은 둘만의 시간을 온전히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 열렬히 사랑을 나누다 올리버를 떠나보낸 엘리오는 큰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엄마에게 전화해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엘리오는 이별의 아픔을 혼자 견디며 시간을 보내던 와중 아버지가 건넨 위로의 말을 듣습니다.

 

 

아버지는 이미 엘리오와 올리버의 관계를 알고 있었음을 말하며 그런 일을 없는 척하며 제자리로 돌아오기보다는 기쁨과 함께 슬픔과 아픔도 모두 느끼고 간직하라는 말을 남깁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말을 들으며 엘리오는 자신이 가장 빛나던 시절 가장 빛나는 누군가와 인생에 한번뿐인 소중한 순간을 보냈음을 알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겨울날, 엘리오는 올리버의 전화를 한통 받습니다. 엘리오는 보통 전화통화를 할 때 상대의 목소리를 잘 분간하지 못하지만 올리버의 목소리는 바로 알아듣습니다. 올리버는 내년에 결혼을 하게 될 거라는 소식을 전하고 엘리오는 진심으로 축하해줍니다. 전화를 끊고 엘리오는 첫사랑의 끝, 그리고 그 아픔을 온전히 느끼며 끝이 납니다. 

 

엘리오와 올리버가 함께 하던 여름날은 늘 햇볕이 쨍쨍하고 모든 것이 밝게 빛납니다. 우리가 과거의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릴 때처럼 말입니다. 특히 엘리오가 올리버와 함께 하는 순간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들은 이미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빠질 것임을 예고합니다. 엘리오가 쓰던 자신의 방을 올리버에게 내준 것에서부터 그렇습니다. 이미 올리버는 엘리오의 안으로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들은 화장실로 연결된 방에서 생활을 했고 그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끊임없이 교감하는 그들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올리버에게 자신만의 비밀 공간을 보여준 엘리오의 모습을 통해 그가 자신의 모든 것을 사랑하는 이에게 보여줬고 그를 안에 허락했음을 비유적으로 그려냅니다.

 

 

엘리오는 자신의 마음과 정체성을 잘 알지 못하는 어린 소년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흘러감에 따라 주변 인물들과 올리버를 통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성 정체성과 솔직한 마음을 알게 됩니다. 엘리오의 엄마는 자신 스스로 유태인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목걸이를 원할 때 착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엘리오는 유태인 목걸이를 착용하지 않다가 올리버가 착용한 것을 보고 이후 자신도 그 목걸이를 착용하는데 이는 그토록 부정하던 것들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리버와 엘리오는 그들의 사랑과 지금 이 순간이 영원하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허락되는 동안 열렬히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서로의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서로가 되고 하나가 됩니다. 햇볕이 가장 뜨거운 여름에 그들 역시 뜨거웠고 그 뜨거움이 식어버린 겨울이란 계절에 엘리오는 올리버와의 사랑이 정말 끝났음을 알게 됩니다. 가장 빛나던 시절을 함께 했던 사람들, 그들이 나눈 것이 사랑이든 우정이든 그것은 단순한 사랑과 우정 그 이상의 무엇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사랑과 이별을 통해 한 청년은 성장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청소년기를 거쳐 어른으로 성장하죠. 

 

17살이란 나이는 나에 대한 정체성과 자아를 찾아가는 혼란한 시기이지만 그래서 아름다운 나이인 것 같아요.

 

그 나이를 지나고 있는 엘리오는 그 나이를 이미 지난 부모님의 보살핌으로 잘 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한 번쯤 있었을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후속작을 예고했다고 하니 콜바넴2 역시 기대가 되네요!

 

그럼 단츄르의 영.라.밸 이만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