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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츄르의 영화 라이프 밸런스
[영화 리뷰] <사냥의 시간(2020)>, 놈에게서 벗어나라! 본문
안녕하세요~ 단츄르의 영화. 라이프. 밸런스입니다.
최근 기대작으로 손꼽혔지만 법적인 공방에 휘말리면서 영영 볼 수 없는 작품이 될 수도 있었던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에서 23일 단독 공개되었습니다!
<기생충> 이후 첫 작품인 최우식을 비롯 이제훈, 안재홍, 박정민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한데요.
<파수꾼>으로 입지를 다진 윤성현 감독의 영화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럼 <사냥의 시간>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평점 ★★
근미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의 청춘들의 범죄 스릴러
시도는 좋았으나 허술한 개연성과 짜임새
쓰이지 못하고 버려진 소품 같은 요소들이 너무 많다
※ 스포일러 주의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스포일러에 주의해주세요.
포인트 1. 디스토피아적 세계관 속 유토피아를 꿈꾸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준석과 장호, 기훈, 상수는 절친한 친구들로 묘사됩니다. 경제가 붕괴되고 원화의 가치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려 환전하지 못한 원화는 달러로 바꿀 수도 없는 각박한 사회를 살아가는 그들. 준석은 3년 전 장호, 기훈과 함께 보석상에서 돈을 훔치다 경찰에 적발되었고 도망가는 과정에서 장호, 기훈 대신 잡혀 감옥에 있다가 석방되어 나옵니다. 이제 범죄자 꼬리표까지 달게 된 그들은 훔친 돈으로 근근이 버티고 있었지만 이제 그 돈도 바닥이 나고 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는 기업의 구조조정, 부당해고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이제 한국은 마약과 총기 소지가 가능한 나라로 전락해 곳곳에서 총성이 울리는 불안한 곳으로 그려집니다. 갈 곳 잃은 청춘들은 늘 술과 담배에 쩔어있고 대도시들은 회복불능의 상태로 폐가처럼 놓여 있습니다. 그런 곳에 준석이 예전에 운영하던 자전거 가게 또한 자리하고 있습니다. 준석의 어머니는 여기서 장사하며 돈 벌면 하와이에 데려가겠다는 말을 줄곧 해왔는데 그 말 때문에 어린 준석에게는 하와이는 가야 하는 목적지, 유토피아 같은 곳으로 그려집니다. 준석은 감옥에서 만난 형님 하나가 대만에서 여러 사업을 하는데 대만이 하와이와 거의 흡사한 곳이며 20만 달러만 준비하면 사업소를 하나 넘기겠다는 말을 듣고 대만으로 목적지를 바꿉니다.
일자리도 없고 빨간 줄이 그어진 그들은 취업도 어려운 상태이므로 준석은 그동안 생각해온 위험한 계획을 제안합니다. 동네에 있는 도박장의 환전소 금고를 터는 것이 그것입니다. 여기에는 도박장에서 일하는 상수까지 합세하게 되는데 상수는 과거 준석의 천만 원을 가져가서 돌려주지 않았고 이를 몸으로 갚으라고 종용해 어쩔 수 없이 합류하게 됩니다.
일단 이 영화 속의 한국은 없는 자들은 살아남기 어려운 세계로 그려집니다. 잠깐 나오는 시위대의 모습으로 부당해고와 구조조정에 불만은 품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으며, 합법적으로 돈을 벌 능력이 되지 않으면 은행 같은 곳을 터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정도로 한국이라는 나라는 몰락했으며 곳곳에 범죄가 만연하고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어두운 세계가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네 청춘들은 에메랄드 빛 바다, 유유자적한 생활, 아름다운 풍경이 존재하는 곳으로 생각되는 대만을 이상향으로 생각합니다. 어둠밖에 없는 그들이 꿈꿀 수 있는 유토피아적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돈을 훔쳐야만 했고 불법으로 운영되는 도박장은 그들에게 적격으로 보입니다. 아직 젊고 그래서 무모하고 구석으로 내몰린 청춘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리석은 선택이었지만 그들은 저 끝에 보이는 희미한 빛만을 쫓으며 결국 불법을 강행합니다.
포인트 2. 법 밖의 야생의 세계를 만나다
도박장을 털기 위해 준석이 감옥에서 만난 총기상 봉식을 만나 소총과 산탄총을 구매합니다. 봉식은 준석에게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법 밖에 있는 세상이 더 무서운 거라는 말을 남깁니다. 넷은 도박장을 털기 위한 준비를 하고 총과 복면, 방탄복을 입고 도박장으로 들어갑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5분이란 시간 동안 무사히 돈과 외장하드를 챙겨서 나오고 도박장을 다니는 상수를 제외하고는 밀항을 통해 대만으로 가기로 합니다.
준석, 장호, 기훈은 기훈네 부모님 댁에 내려와 밥을 한 끼 먹고 밀항 전 머물 숙소로 이동합니다. 이동 전 준석에게 총포상 봉식에게 전화가 걸려오는데 준석은 그 전화 한 통으로 누군가 자신들을 쫓고 있다는 생각에 약간의 불안감을 느낍니다. 상수는 떨리는 마음으로 도박장에 출근을 하는데 자신이 훔쳤다는 것을 들켰다는 생각에 도망을 가고 거기에서 자신들을 쫓는 한이라는 인물을 만납니다. 밤에 잠이 오지 않아 근처 술집에 들른 준석에게 상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오는데 상수의 핸드폰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한을 만나고 도망치듯 숙소로 돌아가 짐을 챙겨 나옵니다.
하지만 그들의 차는 시동이 걸리지 않고 정비소 일을 했던 장호를 통해 다른 차를 훔쳐서 타고 갑니다. 그리고 그들의 앞을 막는 한을 만나고 장호의 팔에 총을 맞으면서 이들의 목숨도 끝난 듯 보였으나 한은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 5분의 시간을 줄 테니 멀리 도망가보라고 기회를 줍니다. 준석은 서둘러 다른 도시의 병원으로 차를 몰고 가 장호를 치료하고 거기에서 머물다 한이 병원까지 자신들을 찾아왔음을 알고 도망갑니다. 병원 내의 추격전을 마치고 한의 차를 몰래 훔쳐서 도망가던 그들은 그가 경찰차를 타고 있고 도시의 CCTV를 통해 자신들을 추적해왔음을 알게 됩니다.
네 청춘을 추적하는 한이라는 인물은 감정도 어떤 동기도 없는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입니다. 그는 경찰에 소속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도박장에 사건을 의뢰받은 자이기도 합니다. 결국 소속도 불명확하고 그가 원하는 물건을 손에 넣었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표적은 끝까지 쫓아가 끝내버리는 잔인한 자입니다. 신원을 확실히 알 수 없는 그는 특별한 목적과 동기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저 내 표적이 되었으니 누군가 한쪽이 죽을 때까지 계속되는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붕괴된 사회 속에서 갈 곳을 잃은 네 청춘은 어두운 사회의 희생양이었습니다. 돈을 훔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곳에서 그들을 범법의 길로 몰아넣었고 그들이 바라보던 한줄기 희망마저 희미하게 만들어버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청춘들을 어둠으로 몰고 가는 시대를 의인화한 것이 바로 한이라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의 그림자는 네 명의 주인공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과 연관된 자들에게까지 뻗쳤습니다.
포인트 3. 마침표를 위한 회귀
상수와 장호는 한의 희생자가 되고 기훈은 부모님이 걱정돼 집으로 돌아갑니다. 준석은 홀로 살아남지만 그것도 자신의 힘으로 살아남은 것은 아닙니다. 한에게 죽임을 당한 봉식의 쌍둥이 형 봉수의 무리들 덕분에 살게 됩니다. 그리고 한은 물속으로 떨어지며 죽은 것처럼 묘사됩니다. 결국 살아남은 준석도 자신의 힘이 아닌 타인에 의해 살아남음으로써 아무런 힘없는 청춘의 모습을 그립니다.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유토피아, 대만으로 와서 자리를 잡은 준석이지만 친구들을 잃고 홀로 떠나온 곳은 적막하고 공허하기만 합니다. 감옥에서 알고 지내던 형님 하나가 한에 대한 몇 가지 사실에 대해 준석에게 말을 해주고 떠납니다. 그의 본명은 이재신이지만 그것마저도 불명확하며 아직 살아남아 봉수의 조직까지 다 제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 남은 친구 기훈에 대한 소식은 알고 있는 게 있지만 굳이 말해주지 않습니다.
준석은 그리운 기훈의 환영을 보고 자신이 다시 돌아갈 곳은 한국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으로부터 촉발되었으나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일들이 많고 그에 따라 많은 희생도 있었습니다. 결국 그는 하나 남은 친구 기훈과 그의 가족을 위해 그리고 자신이 죽을 때까지 유령처럼 따라다닐 한이라는 존재를 제거하기 위해 다시 한국으로 가는 배에 탑승하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꼭 와야만 하는 이상향으로 그려지던 대만이었으나 홀로 떠나온 곳은 그에게 유토피아가 아니라 죄책감만이 가득한 곳이 되었습니다. 또한 공간적으로 벗어났다고 모든 사건으로부터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죄책감이란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을 벼랑까지 내몰았던 사회와 시대 그리고 한을 향해 돌아갑니다. 그리고 유토피아란 다른 곳에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됩니다.
P.S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담아내기 위한 연출과 음악은 좋은 시도였으나 그 세계관이 너무나 흐릿합니다. 근미래라고만 생각되는 어떤 시점의 붕괴된 한국은 매우 모호하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던지기에는 미약합니다. 청춘들의 잘못된 선택이 사회와 시대의 문제라고 치부되기에는 세계관의 묘사가 더 치밀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위를 하며 웃음 짓던 기훈의 아버지에 대한 떡밥도 회수가 되지 않았고 부당해고를 당해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의 집이라기엔 너무 화목하고 안정화된 가족의 모습입니다.
네 청춘이 범죄를 저지르고 쫓기는 과정 역시 개연성이 떨어지고 디테일이 부족합니다. 그나마 한이 그들을 추격할 수 있었던 이유가 도시의 CCTV를 볼 수 있는 경찰차가 있기 때문이라고만 넘어가기에는 설명이 부족합니다. 영화의 초반에 등장하는 상수는 어떻게 됐는지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고 끝을 냈고 맨날 자는 척하고 기훈의 옷을 뺐어 입는 장호의 습관도 아무런 이유도 관련도 모른 채 떡밥 회수 없이 끝이 납니다.
그나마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력으로 이를 커버해주는 느낌이 듭니다. 영화 속에서 보이는 늘어져있는 한국의 폐가 같은 빈 도시처럼 영화는 중간중간이 맥락 없이 뚫려있는 듯 디테일이 부족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불분명하고 인물들이 움직이는 명분도 불충분해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준석을 통해 다음 편을 예고하지만 크게 기대되지 않는 작품이었습니다. 아직 어리숙하고 약한 준석이 과연 한국에 돌아와 한을 이길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추격전을 통한 긴장감과 새로운 시도에 박수를 쳐주고 싶었습니다.
네 청춘을 연기한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배우들의 연기력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거기다 사이코패스 같은 모습의 박해수 배우 역시 멋졌습니다.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매우 트렌디하고 힙하게 연출한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 아직 보시지 않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단츄르의 영.라.밸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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